겉 사람과 속 사람: 질그릇 속에 담긴 보물

고린도 후서 4 16절에서 18절                                김효태 목사

 

아침마다 우리는 거울을 봅니다.

힘든 날이 지난 다음에는 얼굴이 붓기도 하고 편히 쉰 날은 혈색이 좋아졌음을 거울을 보고 알게 되지요. 열심히 공부를 한 학생은 시험이 있는 당일 아침 밝고 자신감 넘치는 자신을 보게 되지만 준비가 부족한 학생은 초조해하고 있는 자신을 어쩌면 초라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오늘 아침에 거울로 본 자신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불안이 가득한 모습입니까? 피로에 지쳐 있는 모습입니까?

 

힘든 세상 수 많은 고뇌를 안은 채 살아 가는 가련한 한 사람의 있는 모습은 아니었습니까?

아니면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찬 모습이었습니까?

 

이런 생각을 해 보시진 않으셨습니까?

혹시 내가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닌가?

거울로 수도 없이 봐 왔고 또 볼 나의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본문의 말씀을 통해 바울은 우리에게 대화를 걸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속 사람은 어디에 있습니까?

나날이 새로워 지는 여러분의 속 사람을 알고 계십니까?

점점 낡아 가는 겉 사람만을 자신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본문 16절에 나오는 겉 사람과 속 사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외관상으로 보이는 우리의 육체와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우리의 정신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본문이 말하고 있는 속 사람이란 마치 바울 당시 영지주의 자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육체와 구분된 더 높은 정신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의 육체와 영혼을 떼어놓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저것보다 더 귀하고 고귀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 자체로서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며 영혼과 육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이 말하는 속 사람과 겉 사람은 영육이론적인 시각으로는 해명할 수 없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설교 제목을 겉 사람과 속 사람 이라고 달았고 부제를 질그릇 속에 담긴 보물이라고 했는데 바로 이 질그릇 속에 담긴 보물이라는 말 속에 해명의 열쇠가 있습니다.

고전 4 7절에서 바울은 우리가 질그릇 속에 보물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보물로부터 엄청난 신적인 능력이 나오며

그 보물을 통해 우리는 환난을 당해도 낙담하지 않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당해도 버림을 받지 않으며 넘어 자빠져도 망하지 않는다고 바울은 7절부터 9절 까지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힘과 능력이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이지 결코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또한 바울 사도는 힘 주어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고린도 교회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대 무역의 항만 중심지로서의 고린도가 가지고 있는 여건들이 그들의 신앙을 위협했습니다. 온갖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섞여 살며 충돌하면서 축적된 부와 그를 통한 퇴폐적인 문화가 편만한 상황은 고린도 교회 교인들의 신앙을 위협했고 나아가 공동체내의 다양한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쟁 또한 큰 문제였습니다.

 

어려운 상황가운데 직면한 고린도 교회를 향해 바울은 말합니다. 10

십자가상에서 피를 흘리신 예수님의 고난이 밖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면 보이지 않지만 그 십자가의 영원한 보화는 바로 생명이요 구원이라는 사실을 힘주어 증거하고 있습니다.

초라한 십자가가 겉 이라면 영원한 구원과 생명이 속에 있는 보화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여러분이 아침에 보신 자신의 모습이 이 세상에 살아가며 지쳐있고 힘들어 하고 또 좌절하고 아파하는 한 사람의 모습만이었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겉 사람입니다.

세상에 힘든 일이 그치지 않을 것이기에 어려움이 항상 끊이지 않을 것이기에 그 때문에 우리들을 아프고 좌절하고 슬플 것이기에 우리의 겉 사람은 날로 쇠하고 약해져 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롭게 되어 갈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 주께서 하신 약속, 주의 복음, 하나님의 은총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새로워 질 것입니다. 하나님으로 인한 희망은 커져 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속 사람이란 하나님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복음을 통한 보화를 간직하고 사는 믿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속 사람은 환난을 당해도 낙담하지 않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당해도 버림을 받지 않으며 넘어 자빠져도 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는 속 사람을 날마다 새롭게 할 수 있습니까?

그 해답은 7절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 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엄청난 능력이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드러내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속 사람을 새롭게 할 능력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서 새로워 지는 것입니다.

본문 16절 새로워 지다라는 이 표현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anakainosis인데 이 동사는 신적 수동형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마치 태초에 창조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하나님의 역사 하심으로 만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우리의 속 사람도 오로지 하나님의 역사를 통해서만 새롭게 되어갑니다.

 

절망 속에 피는 희망, 지친 일상 속에서 갖는 새로운 용기, 보이는 어려움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영원한 영광.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만들어 가시는 것입니다.

 

바로 이 것을 굳게 믿는 것이 참다운 신앙이며 속 사람의 모습입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상에서 이루신 온 인류를 향한 사랑을 잊지 않으며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어떠한 삶의 순간 속에서- 그것이 기쁨의 순간이건 슬픔의 순간이건-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속 사람이 모습입니다.

 

여러분, 힘들어 지친 여러분의 겉 사람이 아닌 나날이 새로워 지는 여러분의 속 사람을 찾아 내십시오. 질그릇 같이 연약한 인생에 담아 두신 하늘의 보화를 발견하십시오.

 

매일 매일 믿음의 생명력으로 충만한 속 사람의 기도를 바치십시오.

 

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헌신하여 죽음의 세력에 맞서는 이들을 위해 빌어 주십시오. 어려운 일 당한 사람들의 고난의 현장으로 뛰어 들어간 자들에게 하나님의 돌보심과 자비하심이 영원하길 간절히 기도해 주십시오. 자신이 가진 물질과 시간으로 형제들을 도우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평화를 빌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런 삶을 우리에게도 허락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 드리십시오.

 

디이트리히 본훼퍼목사님은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친절히 이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내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께로 이끌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날마다 날마다 새롭게 당신께로 이끌어 주시길 간절히 축원합니다.